짜게 먹는 식습관이 대뇌 혈류량을 크게 감소시키고 뇌세포 활동을 방해해, 뇌혈관 장애와 치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새롭게 나왔다.
코스탄티노 아이어데콜라 미국 코넬대 의대 교수팀은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할 때 뇌 기능에 저하가 일어나는 구체적인 과정을 쥐 실험을 통해 밝혀 뇌과학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 1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8주 된 성인 쥐를 대상으로 싱거운 저염식(0.5% 소금물 및 식사)과, 이보다 8∼16배 염분이 많이 함유된 고염식을 4∼24주 각각 제공했다. 그 뒤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영상을 촬영하고, 시간에 따른 뇌 속 혈류량과 혈액 속 혈구의 수를 측정해 비교했다.
연구팀이 실험한 쥐의 고염식 농도는 2013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국제의학학술지 영국의학저널에 발표한 187개국 소금 섭취량 연구 결과를 참고한 것이다. 아이어데콜라 교수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연구에 사용된 고염식은 사람으로 치면 하루 소금섭취 22g에 해당하는 양으로 소금 섭취량이 가장 높은 지역보다 약간 짠 수준”이라고 말했다. 당시 논문에서 염분 섭취량이 가장 높은 지역은 중앙아시아(1인 하루 14g)였고 일본, 한국(1인 하루 12.7g)이 뒤를 이었다. 아이어데콜라 교수는 “소금 섭취량 조사는 대부분 실제보다 조금 낮게 측정되므로 우리 연구에 사용된 농도가 더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 고염식은 사고를 관장하는 뇌의 피질과, 기억력을 관장하는 해마 부위의 혈류량을 25∼28% 줄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장내 혈중 백혈구 수는 크게 늘었다. TH17이라는 백혈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 세포가 만드는 염증 유발 물질인 IL-17이 혈관을 타고 뇌에 들어가 뇌기능에 악영향을 끼쳤다. 연구팀은 쥐를 미로에 넣고 탈출구를 찾는 실험도 했는데, 고염식을 한 쥐는 공간 기억력이 저하돼 찾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이어데콜라 교수는 “다만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소금 섭취를 줄이면 인지기능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사실”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소금 섭취가 느는데, 줄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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