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아닌 ‘관리’하는 질환… 방치하면 실명할 수 있지만
치료하면 진행속도 늦출 수 있어
녹내장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12년 58만4558명에서 2016년에는 80만7677명으로 38.2%(22만3119명) 증가했다. 특히 겨울철에 녹내장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2015, 2016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봄, 여름, 가을엔 녹내장 진료 인원이 평균 35만여 명이었다. 겨울철에는 평균 45만여 명으로 10만 명이 더 많다.
전문가들은 낮은 온도로 인한 혈관 수축 등으로 안압이 높아지면서 녹내장 환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녹내장학회 정보통신이사인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 원장, 누네안과병원 녹내장센터 홍영재 원장(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의 도움말로 녹내장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정보를 알아봤다.
Q: 안압이 올라가야 녹내장이 생긴다?
A: 한국인 등 동양인은 안압이 정상 범위임에도 녹내장이 발생하는 ‘정상안압녹내장’이 흔하다. 따라서 건강검진에서 시력과 안압만 측정할 경우 녹내장 발견이 어렵다. 건강검진 항목 중 ‘시신경 촬영’이 포함되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특히 녹내장 환자가 가장 많은 60대는 가까운 안과를 찾아 녹내장이 의심되는 부분이 없는지 한 번쯤 검사를 받는 게 좋다.
Q: 녹내장 안압은 밤에 더 낮아진다?
A: 대체로 밤에 누워 잘 때 안압이 좀 더 높이 올라간다. 낮에 병원에서 잰 안압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녹내장이 진행하는 경우엔 야간 안압이 높지 않은지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 녹내장 안약을 잘 쓰는데도 불구하고 안압이 들쑥날쑥해 안압의 변동성이 크다고 의심되면 병원에 입원해 24시간 연속 안압을 측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집에서 혈압계처럼 안압을 측정할 수 있는 ‘자가안압측정기’도 나와 있다. 계절적으로는 혈관이 수축하는 겨울에 안압이 올라간다는 연구들도 보고되고 있다.
Q: 녹내장은 나이 든 사람한테만 발생하는가?
A: 녹내장은 시신경이 망가지면서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나이가 든 사람에게서 더 많은 빈도로 발생하지만 20, 30대에도 발생한다. 특히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녹내장의 경우 진행이 매우 빠른 경우가 있어 젊다고 안심할 수 없다. △40세 이상이거나 △고혈압 혹은 당뇨병 등의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경우 △근시가 심한 경우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이하라 하더라도 안과에서 녹내장 유무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Q: 녹내장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인가?
A: 녹내장은 한 번의 치료로 ‘완치’하는 질환이 아니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관리’하는 질환이다. 질환의 손상 기전이 시작된 녹내장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진행의 양상이 발견되었을 때 질환의 진행 정도, 환자 나이, 안압 수치 등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사람은 몇 년 안에 급하게 진행되어 실명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녹내장은 치료만 제대로 받는다면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Q: 녹내장은 수술하면 안 된다?
A: 안압 하강제나 레이저 치료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안압을 낮추기 위해 녹내장 수술을 시행한다. 현재 흔한 녹내장 수술은 섬유주절제술이다. 눈 안에서 밖으로 방수가 빠져나가는 유출 통로를 만드는 것이다. 이 방법은 절개 범위가 넓고 수술 후 관리가 까다로우며 회복 기간이 다소 느린 것이 단점이다.
최근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최소 침습 녹내장 수술’이 국내에도 도입되고 있다. 이 수술은 안구 내에 미세한 관을 삽입해 안압을 떨어뜨리는 방법이다. 2mm 이내의 미세 절개창을 통해서 수술이 가능하며, 수술 시간이 짧고 회복이 빠르다. 다만 최소 침습 녹내장 수술의 모든 종류가 도입된 것은 아니다. 아직 초기 단계로 임상 경험이 좀 더 축적되어야 한다.
최소 침습 녹내장 수술에는 경도 또 중등도 녹내장 치료에 사용되는 ‘아이스텐트(iStent)’가 국내 도입됐다. 외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스텐트인 엘러간의 젠(XEN) 수술은 국내 도입을 준비 중이다. 젠은 기존 섬유절제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작으면서 효과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 약제 중에서는 몇 가지 신약이 국내에 정식 도입되는 것을 목표로 임상시험 중이다. 기존 녹내장 약제들처럼 매일 눈에 안약을 넣는 것이 아니라 수개월에 한 번씩 안구 내에 주사하는 방법으로 치료하는 제품의 경우 향후 2, 3년 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Main/3/all/20180129/88404044/1#csidx83c949ecf12504ca569a93e654b71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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