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사우나, 목숨 걸어야"…사우나 사망 80%는 음주탓

술을 마시고 사우나에 가면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의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팀은 2008~2015년 사이 사우나 또는 찜질방에서 숨진 26~86세 103명(평균나이 55세)을 대상으로 분석사우나에서 사망한 이들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8명은 과도한 음주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5일 밝혔다.

분석한 사례는 모두 뜨거운 열이 나는 사우나실 안에서 사망한 경우다. 탈의실이나 샤워장, 욕조에서 숨진 사례는 포함되지 않았다. 연구 대상이 된 사망자는 주로 남성(88명)으로 여성(15명)보다 많았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03명 중 81명(78.6%)의 혈액에서 과도한 수준의 알코올이 검출됐다. 81명의 평균 알코올 농도는 0.17%로 통상 만취 기준인 0.1%를 넘어섰다. 또 이들 대부분은 술자리를 마치고 3~6시간 뒤에 사우나를 찾았다. 

13명이 사고사로, 82명이 자연사로 사망했다. 나머지 8명의 사망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사 중에서는 9명이 고체온증으로, 4명이 급성 알코올중독으로 숨졌다. 급성 알코올중독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3%가 넘는 경우를 말한다. 자연사 중에는 40명이 급성심근경색증을 비롯한 허혈성심질환으로, 38명이 기타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바로 눕거나 엎드린 자세가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중 50명은 바로 누워있었고, 37명은 엎으려 있었다. 옆으로 누운 자세로 숨진 이는 10명, 앉은 자세의 경우 6명이었다. 

다만 술에 취했던 사망자 중에서는 엎드린 자세로 숨진 이가 바로 누운 자세로 숨진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술에 취한 채 사우나실에 엎드려 있으면 가슴의 움직임이 불편해지고 호흡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망위험을 더 높인다고 분석했다. 

유 교수는 “술을 마시고 사우나를 하면 알코올 대사가 더 빨라지고 뇌에는 산소가 부족해진다”며 “또 고열의 환경은 과호흡증후군을 유발하는 등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했다. 이어 “술을 마신 다음 날 음주 운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숙취가 남아있다면 사우나나 찜질방을 가지 않는 게 좋다”고 권고했다.

유 교수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법의학 및 병리학 저널’(Forensic Science, Medicine and Path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05/201807050191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