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소멸 항공 마일리지
옷, 돈, 청춘, 칭찬….
'아끼다 × 되는 것'은 여러 가지다. 이번엔 항공 마일리지가 이 리스트에 새롭게 등장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에 '마일리지 유효기간=10년'으로 약관을 뜯어고쳤다. 수명이 정해진 시간 상품으로 바뀐 것이다. 내년 1월부터 소멸이 시작된다. 먼지만 쌓인 마일리지가 떠오른다면 탈탈 털 궁리부터 해야 한다.
'아끼다 × 되는 것'은 여러 가지다. 이번엔 항공 마일리지가 이 리스트에 새롭게 등장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에 '마일리지 유효기간=10년'으로 약관을 뜯어고쳤다. 수명이 정해진 시간 상품으로 바뀐 것이다. 내년 1월부터 소멸이 시작된다. 먼지만 쌓인 마일리지가 떠오른다면 탈탈 털 궁리부터 해야 한다.
2조6000억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온라인 창고에 쌓여 있는 고객 마일리지 규모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 가운데 내년에 소멸 대상이 되는 마일리지를 약 30%(8000억원어치)로 추정했다. 대한항공 홍보팀은 "올해 마일리지 보너스 항공권을 예약한 승객이 지난해보다 30% 늘었다"고 밝혔다. 쓰긴 써야 하는데 똑똑하게 소비하는 기술은 없을까. '아무튼, 주말'이 항공 마일리지의 달인들을 만나 비법을 캐냈다.
'편도 신공'이라는 우아한 세계
'어디가시나영'은 항공 마일리지 사용 노하우를 일러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구독자가 6만명으로 이 분야에선 으뜸이다. 운영자 박시나(여행 컨설턴트)씨는 "유효기간이 3년 정도이고 탑승할 때만 연장되는 외국 항공사들에 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정책이 후한 편"이라면서도 "일반인이 모르는 고효율 비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름은 '편도 신공'. 마일리지로 국제선 항공권을 살 때는 왕복이 아닌 편도로 끊고 한국을 경유지로 삼아 구간을 나누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신공'은 무협지 용어로 '신비한 공략법'을 뜻한다.
내년 7월 31일 성수기(마일리지 공제율 150%)에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으로 인천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간다면 일반 여행객은 편도 9만2500마일을 내야 한다. 편도 신공 달인은 6만2500마일만 쓴다. 인천→LA 직항 여정 대신 홍콩·도쿄·상하이 등 동북아 다른 지역에서 출발해 인천을 거쳐 LA로 가는 다구간 여정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동북아나 인천 출발이나 동일한 마일리지를 공제한다는 점을 활용했다. 또 첫 여정만 비수기(가령 홍콩→인천 3월 31일)로 정하면 두 번째 여정이 성수기라도 비수기 마일리지를 적용한다.
인천 경유(스톱오버)는 1년 안에 아무 때나 하면 된다. 하지만 홍콩에서 여행을 시작해야 하지 않느냐고? 맞는다. 처음에 홍콩으로 가는 비용(저비용 항공 10만원)만 들이면 몇 배 효과를 거둔다. 박시나씨는 "3만 마일(돈으로 환산하면 60만원)을 아꼈고, 홍콩→인천 비즈니스석을 공짜로 얻었고, 외국을 한 곳 더 여행했으니 득이 몇 배 더 크다"고 했다.
"사용법에 따라 가성비 하늘과 땅"
'편도 신공'이라는 우아한 세계
'어디가시나영'은 항공 마일리지 사용 노하우를 일러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구독자가 6만명으로 이 분야에선 으뜸이다. 운영자 박시나(여행 컨설턴트)씨는 "유효기간이 3년 정도이고 탑승할 때만 연장되는 외국 항공사들에 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정책이 후한 편"이라면서도 "일반인이 모르는 고효율 비법이 있다"고 말했다.
이름은 '편도 신공'. 마일리지로 국제선 항공권을 살 때는 왕복이 아닌 편도로 끊고 한국을 경유지로 삼아 구간을 나누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신공'은 무협지 용어로 '신비한 공략법'을 뜻한다.
내년 7월 31일 성수기(마일리지 공제율 150%)에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으로 인천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간다면 일반 여행객은 편도 9만2500마일을 내야 한다. 편도 신공 달인은 6만2500마일만 쓴다. 인천→LA 직항 여정 대신 홍콩·도쿄·상하이 등 동북아 다른 지역에서 출발해 인천을 거쳐 LA로 가는 다구간 여정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동북아나 인천 출발이나 동일한 마일리지를 공제한다는 점을 활용했다. 또 첫 여정만 비수기(가령 홍콩→인천 3월 31일)로 정하면 두 번째 여정이 성수기라도 비수기 마일리지를 적용한다.
인천 경유(스톱오버)는 1년 안에 아무 때나 하면 된다. 하지만 홍콩에서 여행을 시작해야 하지 않느냐고? 맞는다. 처음에 홍콩으로 가는 비용(저비용 항공 10만원)만 들이면 몇 배 효과를 거둔다. 박시나씨는 "3만 마일(돈으로 환산하면 60만원)을 아꼈고, 홍콩→인천 비즈니스석을 공짜로 얻었고, 외국을 한 곳 더 여행했으니 득이 몇 배 더 크다"고 했다.
"사용법에 따라 가성비 하늘과 땅"
같은 국적 항공사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공제율을 비롯해 조건이 조금씩 다르다. 전문가들은 "1마일리지의 가치는 대한항공이 20원, 아시아나항공은 16~17원 수준"이라고 말한다. 아시아나항공은 마일리지 제휴 카드 적립률이 높아 모으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마일리지는 일반석이 아닌 비즈니스석 이상에 사용해야 효율이 좋아진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으로 LA에 가려면 왕복 12만5000마일, 일등석에 앉을 경우 16만 마일을 요구한다. 유상 발권으로 그 자리를 산다고 가정해보자. 비즈니스석은 일반석의 2~3배, 일등석은 일반석의 5배 비용이 든다. 박시나씨는 "적립한 마일리지를 장거리 비즈니스석 보너스 항공권을 사는 데 쓰면 1마일의 가치가 35~40원, 일등석에 쓰면 60~70원으로 가치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적립한 1만 마일리지(약 20만원)를 저비용 항공으로 10만원이면 살 수 있는 제주도 왕복에 쓰지 말라는 뜻이다.
달인은 마일리지를 이용한 좌석 업그레이드도 기피한다. "일반석을 비싸게 산 경우에만 승급이 가능해, 사실상 마일리지를 항공사에 갖다 바치는 꼴"이기 때문이다. 마일리지와 호텔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 '스사사' 회원 서모(42·직장인)씨는 "구태여 비행기를 자주 타지 않아도 제휴 카드를 잘 활용하면 마일리지를 쉽게 모을 수 있다. 편도 신공을 영접하고 나서 휴가철 여행 만족도가 확 올라갔다"며 덧붙였다.
"일반 여행객은 100만원을 써 100만원어치 여행을 합니다. 편도 신공은 이를테면 120만원을 투자해 200만원어치 대가를 받는 기술이에요. '워라밸'이나 주 52시간 근무제로 여행을 미리 계획하는 직장인이 많아졌잖아요. 귀국할 때도 편도 신공을 쓰면 여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됩니다. 인천에서 여행을 멈춰도 좋고요."
보너스 항공권 자리는 기내석의 5%밖에 안 돼 잡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렌터카, 숙박, 마트, 영화관 등 요즘 항공사가 호객하는 방식으로 마일리지를 쓰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며 "1마일리지를 5원 안팎의 헐값으로 낭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모형 비행기를 살 마일리지(3만4000마일)라면 일본이나 동남아에 갈 수 있다. 다른 혜택 포기하고 마일리지 적립형 신용카드만 아득바득 사용했다면, 장거리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을 타며 도쿄→인천→싱가포르 같은 편도 신공으로 값어치 있게 써야 마땅하다.
항공 마일리지 사용의 꽃은 일등석
외과 의사 배상준씨는 2015년 미국 LA 출장을 갈 때 마일리지로 아시아나 일등석(8만마일 공제)을 탔고 귀국길에도 마일리지로 대한항공 일등석에 앉았다. '낭만 닥터 SJ'란 필명으로 블로그에 체험기를 올려 유명해졌다. "와인은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까" 하고 승무원이 묻자 그는 답했다. "다 깔아주세요!"
마일리지 소멸 시대에 임하는 태도는 뭘까. "보통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은 내가 타는 자리가 아니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고정관념만 깨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일등석이라고 해서 엄청난 마일리지가 들지는 않는데, 효율로 따지면 최고니까요."
비행기는 장거리 여행의 시작과 끝이다. 배씨는 "비싼 호텔을 잡아도 아침에 나 갔다 밤에 들어오는가 하면, 값싼 숙소에 묵어도 한 끼에 30만원 하는 식사에 투자하는 사람도 있다"며 "나는 장거리 비행을 편하게 누리고 싶어 하는 취향"이라고 했다. 일등석 탑승은 한번쯤 해볼 만한 '버킷 리스트'다. 마일리지가 부족하다면 가족 합산도 방법이다. 그의 말마따나 인생은 한 방이 아니지만 항공 마일리지는 한 방일 수 있다. 아끼다 × 된다.
마일리지는 일반석이 아닌 비즈니스석 이상에 사용해야 효율이 좋아진다. 대한항공 비즈니스석으로 LA에 가려면 왕복 12만5000마일, 일등석에 앉을 경우 16만 마일을 요구한다. 유상 발권으로 그 자리를 산다고 가정해보자. 비즈니스석은 일반석의 2~3배, 일등석은 일반석의 5배 비용이 든다. 박시나씨는 "적립한 마일리지를 장거리 비즈니스석 보너스 항공권을 사는 데 쓰면 1마일의 가치가 35~40원, 일등석에 쓰면 60~70원으로 가치가 상승한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적립한 1만 마일리지(약 20만원)를 저비용 항공으로 10만원이면 살 수 있는 제주도 왕복에 쓰지 말라는 뜻이다.
달인은 마일리지를 이용한 좌석 업그레이드도 기피한다. "일반석을 비싸게 산 경우에만 승급이 가능해, 사실상 마일리지를 항공사에 갖다 바치는 꼴"이기 때문이다. 마일리지와 호텔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 '스사사' 회원 서모(42·직장인)씨는 "구태여 비행기를 자주 타지 않아도 제휴 카드를 잘 활용하면 마일리지를 쉽게 모을 수 있다. 편도 신공을 영접하고 나서 휴가철 여행 만족도가 확 올라갔다"며 덧붙였다.
"일반 여행객은 100만원을 써 100만원어치 여행을 합니다. 편도 신공은 이를테면 120만원을 투자해 200만원어치 대가를 받는 기술이에요. '워라밸'이나 주 52시간 근무제로 여행을 미리 계획하는 직장인이 많아졌잖아요. 귀국할 때도 편도 신공을 쓰면 여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됩니다. 인천에서 여행을 멈춰도 좋고요."
보너스 항공권 자리는 기내석의 5%밖에 안 돼 잡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렌터카, 숙박, 마트, 영화관 등 요즘 항공사가 호객하는 방식으로 마일리지를 쓰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며 "1마일리지를 5원 안팎의 헐값으로 낭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모형 비행기를 살 마일리지(3만4000마일)라면 일본이나 동남아에 갈 수 있다. 다른 혜택 포기하고 마일리지 적립형 신용카드만 아득바득 사용했다면, 장거리 비즈니스석이나 일등석을 타며 도쿄→인천→싱가포르 같은 편도 신공으로 값어치 있게 써야 마땅하다.
항공 마일리지 사용의 꽃은 일등석
외과 의사 배상준씨는 2015년 미국 LA 출장을 갈 때 마일리지로 아시아나 일등석(8만마일 공제)을 탔고 귀국길에도 마일리지로 대한항공 일등석에 앉았다. '낭만 닥터 SJ'란 필명으로 블로그에 체험기를 올려 유명해졌다. "와인은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까" 하고 승무원이 묻자 그는 답했다. "다 깔아주세요!"
마일리지 소멸 시대에 임하는 태도는 뭘까. "보통 '일등석이나 비즈니스석은 내가 타는 자리가 아니다'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고정관념만 깨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일등석이라고 해서 엄청난 마일리지가 들지는 않는데, 효율로 따지면 최고니까요."
비행기는 장거리 여행의 시작과 끝이다. 배씨는 "비싼 호텔을 잡아도 아침에 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7/201812070172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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