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주부들의 걱정거리가 하나 늘어난다. 코트·파카·스웨터·스키복 등 압축 팩에 넣어 보관하던 두툼한 겨울옷들을 다시 내놔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옷은 모피·가죽·니트 등 비싸고 다루기 어려운 소재가 많아 관리하기가 만만찮다. 눈·비에 젖거나 때를 타면 세탁을 어찌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겨울철 의류의 관리·수납법을 모피 전문가, 세탁 전문가들에게 들어봤다. 중앙일보 패밀리 리포터들이 권하는 두툼한 겨울옷 수납 노하우도 소개한다.
두툼한 겨울옷 사이에 선 조선호텔 세탁부김동열 지배인. 가죽·모피 등 고가 소재를많이 쓴 겨울옷은 눈·비를 피하고 세심하게 관리해줘야 한다. | |
니트 의류를 얇은 금속 옷걸이에 걸어뒀다 변형된 사례나 겨울 정장에 비닐을 씌워 보관했다가 곰팡이가 피는 등 겨울옷 관리를 잘못해 낭패 보는 사례가 적지 않다.
조선호텔 세탁부 김동열 지배인(59)은 “가죽·모피·니트 등 겨울철 의류 소재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옷을 버리기 쉽다”며 “제품 성격에 맞는 보관과 세탁 요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급 의류를 많이 다루는 호텔 세탁부에서 30년 넘게 근무한 김 지배인은 “가죽과 모피 등은 눈과 비를 최대한 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어쩔 수 없이 젖었을 때는 오염 물질을 잘 손질한 뒤 통풍이 잘 되고 직사광선이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약하고 미지근한 헤어 드라이어 바람으로 말리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모피 의류는 자주 클리닝하면 좋지 않다는 게 이 실장의 조언이다. 4~5년에 한 번이면 적당하다. 클리닝할 때는 모피를 구입한 곳이나 경험 많은 전문점에 맡기는 게 좋다.
가죽용 크림은 제품 종류나 색상에 맞게 써야 한다. 검은색 가죽 종류는 괜찮지만, 원색이나 밝은 브라운 계열에는 전용 아닌 크림을 쓰면 얼룩이 생길 수 있다.
니트 종류는 옷에 맞는 전용 옷걸이가 없다면 차라리 신문지 등으로 말아서 보관하는 게 더 낫다. 하지만 관리가 까다롭다고 보관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김 지배인은 “옷도 자동차와 마찬가지여서 자주 쓰고 입어줘야 제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수납은 어떻게=겨울철만 되면 비닐 압축 팩에 들어 있던 온 가족의 겨울옷이 쏟아져 나와 옷장이 꽉 차는 경우가 많다. 부피가 큰 겨울옷 수납에 묘안은 없을까. 중앙일보 패밀리 리포터들의 노하우를 들어봤다.
장현덕 주부는 종이나 플라스틱 상자를 써서 옷장 바닥의 남는 공간을 활용한다. 종이 상자는 옆으로 눕혀 주로 스웨터 종류를 돌돌 말아 넣어둔다. 찾기도 쉽고 입을 스웨터를 골라내도 다른 옷들이 잘 흩어지지 않는다. 부피 큰 장갑·모자 등 소품은 플라스틱 상자에 넣어 옷장 안쪽 공간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상자째 꺼내 골라 쓴다.
원영미 주부는 가급적 상·하의를 겹쳐 보관할 수 있는 옷걸이를 택한다. 특히 아이들 옷은 이렇게 해도 아랫 부분에 공간이 충분해 바지나 덜 입는 옷을 보관하기에 좋다. 겨울철이라도 몇 번만 사용하게 되는 스키복 종류는 아예 압축 팩을 한 상태로 여행 가방에 넣어 둔다. 짐을 싸기도 편하고 공간도 아낄 수 있다.
옷의 성격과 쓰는 횟수에 따라 수납 규칙을 정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김혜진 주부는 옷장 맨 위에 머플러와 스카프 등 가벼운 소품을, 그 아래에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 옷을 수납한다. 가운데 부분에 자주 입는 옷을, 아랫 부분에는 바지나 습기에 강한 면 의류, 주름이 덜 가는 패딩 등을 접어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