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치유하는 뇌/노먼 도이지 지음/장호연 옮김/598쪽·2만5000원·동아시아
뇌 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복구되지 않는다는 것이 현대 의학의 통념이다. 뇌중풍(뇌졸중), 뇌출혈 같은 외상성 뇌질환이 발생하면 뇌세포가 손상되기 전에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뇌 기능은 손상되고 영영 회복되지 않는다. 파킨슨병, 치매 같은 노인성 뇌질환은 아직도 불치의 병으로 여겨진다. 아직까지 현대 의학이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증상을 늦추거나 완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 책은 뇌에 관한 이런 통념들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저자는 손상된 뇌도 충분히 복구할 수 있고, 이는 과학적인 근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뇌의 ‘신경가소성’에 주목한다. 신경가소성은 뇌가 그동안의 활동과 정신적 경험에 반응해 자신의 구조와 기능을 알아서 바꿀 수 있는 속성을 말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태아와 유년기 때 뇌 세포가 발달하고 성장을 멈추는 기존의 이론은 틀릴 수 있다. 뇌가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도 뇌는 대처법을 찾는다. 이를테면 뇌의 한 회로에 문제가 생기면 뇌는 그 회로를 끄거나 다른 신경세포와의 연결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뇌질환을 스스로 극복한다. 저자는 그동안 ‘기적’으로만 여겨졌던 뇌질환의 치유 사례가 사실은 이 신경가소성에 바탕을 둔 과학적 치료라고 보고 있다. 이 책의 제목 ‘스스로 치유하는 뇌’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이 책에는 빛, 소리, 진동, 움직임 같은 감각을 통한 치료로 뇌질환을 극복한 사례들이 담겨 있다. 만성 통증, 난독증, 자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증후군(ADHD) 환자들의 극복 사례도 볼 수 있다. 뇌의 작동 기전을 이해한다면 난치성 뇌질환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들이다. 다만 국내 주류 의학계에서 이런 치료법을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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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donga.com/Main/3/all/20180414/89606198/1#csidxf1ea25f5f32c668a531299e770d0ef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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