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열병 대처법
가벼운 더위는 일상생활의 리듬을 깨며 생활에 불편을 주는 정도지만, 심한 무더위는 탈수와 고열로 인한 신체기전의 변화로 여러 질환을 불러올 수 있다. 또한 산업현장에서 재해사고로 연결되기 쉽기 때문에 무엇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기온의 변화에 신체적응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노인이나 어린이, 심장병, 뇌졸중 등의 환자들은 주변에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등 여느 때보다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혹서기 질환과 응급처치 요령
1) 고열시 신체의 변화
◇ 일차적 생리적 변화
피부혈관의 확장작용으로 체열방출이 증가되기 위하여 순환혈액량이 많아지고 피부온도는 올라가게 되어 피부혈관이 확장된다. 또는 피부온도가 34.5도부터 땀이 나기 시작되고 근육이완, 호흡증가, 체표면적 증가 등의 신체변화가 일어난다.
◇ 이차적 생리적 변화
- 심혈관 장애 : 피부혈관의 확장으로 혈류량이 증가되고 내장의 혈관은 상대적으로 수축된다. 이런 결과로 맥박이 빨라지고 심혈관계통의 장애가 일어난다.
- 수분과 염분부족 : 땀이 심해지면 수분과 염분이 방출되고 이로인한 탈진상태가 일어난다.
- 신장장애 : 신장의 혈관은 수축되어 혈류량이 감소되고 세뇨관 장애가 일어나 항이뇨호르몬 (ADH)의 분비량이 증가하여 소변의 배설량이 감소한다.
- 위장장애 : 위장관계통의 혈류량 감소로 인한 소화기능의 감소, 식욕감소, 변비 등이 생길 수 있다.
- 신경계 장애 : 뇌혈류량의 부족으로 산소부족 및 대뇌피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고 이 결과로 단순한 권태나 피로(Lassitude)에서 무의식 상태까지 온다.
2) 고열로 발생하는 질병
◇ 열실신(Heat Syncope)
㉮ 발생원인
고열 환경에 노출될 때 혈관장해가 일어나서 정맥혈이 말초혈관에 저류(축적)되어 혈액순환이 잘 안됨에 따라 저혈압, 뇌의 산소부족으로 실신하거나 현기증이 나고 급성신체적 피로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수분이나 염분이 부족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어난다.
㉯ 주요증상
가벼운 증상의 경우, 고온환경에서 일할 때 머리가 아프다거나, 한두차례 어지럽다는 것을 느끼며 이러한 증상은 자세를 바꾸거나 오래 서 있을 때나 무리한 작업을 할 때 주로 일어난다.
㉰ 응급조치
서늘한 곳에 작업자를 눕히고 수분내에 회복되지 않으면 의료팀을 부른다. 의식은 2~3분 이내에 회복하는 것이 보통이다.
고온이 지속되는 환경에서는 혈압, 맥박수, 자각증상 등이 정상으로 회복하는데 1~2시간이 걸린다. 회복후 환자는 창백하고 불안감을 느끼지만, 안심시키면 혼자 있기를 원하거나 잠을 잔다.
◇ 열경련(Heat Cramp)
㉮ 발생원인
고온 환경에서 심한 육체적 노동이나 운동을 함으로써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다. 열경련 요인은 심한 육체적 노동, 고온환경 조건과 땀의 양이다. 고온적응 여부도 중요요인의 하나로 고온의 환경을 떠나 2~3일 쉬고 다시 되돌아올 때 열경련이 많이 발생한다.
㉯ 주요증상
임상증상으로는 근육에 경련이 30초 정도 일어나나 심할 때에는 2~3분 동안 지속된다. 경련은 어느 근육에나 일어나지만 많이 사용하는 피로한 근육, 즉 팔 다리의 사지근육, 복근, 배근(등쪽근육), 수지(손가락)의 굴근에 많이 일어난다.
㉰ 응급조치
- 0.1% 식염수를 마시게 한다(물 1l에 소금 한 티스푼(1tsp)정도)
- 경련이 일어난 근육을 마사지 한다.
◇ 열피로(heat Exhaustion)
㉮ 발생원인
고온에서 장시간 힘든 일을 하거나, 심한 운동으로 땀을 다량 흘렸을 때 흔히 나타나는 것이 열피로이다. 땀을 많이 흘려 염분손실이 많을 때 발생하는 고열장해로서 피로감, 구역, 현기증, 근육경련을 일으켜 심하면 순환장해를 일으키며 땀을 통하여 손실하는 염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했을 때 주로 발생한다. 전형적인 예는 고온에 적응되지 못한 사람이 고열환경에서 작업시 식염을 보충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고 물만을 많이 마실 때 나타날 수 있다.
㉯ 주요증상
좀 심하게 더위를 먹었다고 말할 수 있다. 주요 증상은 대개 어지럽고, 기운이 없으며, 몸이 나른해지고 피로감을 쉽게 느낀다. 두통, 변비 또는 설사는 비교적 흔히 나타나며 실신하는 일도 있다. 이는 땀으로 나간 수분과 염분이 제때 보충되지 않아서 일어나는 질병으로 적절한 치료로 쉽게 회복된다.
㉰ 응급조치
환자를 서늘한 장소에 옮겨 열을 식힌후 0.1% 식염수를 공급한다(물 1l에 소금 한 티스푼 정도). 심한 경우에는 의사에게 진단을 받도록 한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에서 땀을 많이 흘릴 때에는 전해질이 함유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소위 이온음료를 마셔도 좋다.
◇ 열사병(Heat Stroke)
㉮ 발생원인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될 때 갑자기 발생하는 심각한 체온조절장해이다. 중추신경계통의 장해, 전신의 땀이 나오지 않음으로 인해 체온상승(직장온도 40도 이상) 등을 일으키며, 때로는 생명을 앗아간다. 태양광선에 의한 열사병은 일사병이라고도 하며 우발적이거나 예기치 않게 혹심한 고온 조건에 폭로되는 경우 잘 발생한다.
주로 고온에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한 훈련을 하는 군인이나 신체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이나 환자에게 생길 수 있으나 발생 자체는 흔하지 않다.
㉯ 주요증상
열피로와 달리 아주 심각한 질병이다. 주증상은 중추 신경장애이며 현기증, 오심, 구토, 두통, 발한정지에 의한 피부건조, 허탈, 혼수상태, 헛소리 등 여러가지 증상을 보인다.
㉰ 응급조치
지체없이 입원하여야 하며 구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다음의 응급처치를 실시한다.
- 환자를 서늘한 장소로 옮겨 열을 식힌다.
- 환자의 옷을 시원한 물로 흠뻑 적시고 몸을 선풍기 등으로 시원하게 해준다.
◇ 땀띠(Heat Rash)
㉮ 발생원인
고열과 습도에 의하여 땀을 많이 흘릴때 땀샘의 개구부가 막혀 땀샘에 염증이 발생되는 상태로 고온, 다습하고 통풍이 잘되지 않는 환경에서 작업할 때 많이 발생한다.
㉯ 주요증상
처음에는 약간 홍반성 피부에 조그만 붉은 구진이 무수하게 나타나며 대개의 경우 맑거나 우유빛 액체가 찬 수포로 변하고 주의에는 홍륜이 생긴다.
◆ 혹서기 산업현장에서 재해사고 주의 필요
무더운 여름의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인간은 자율신경계(自律神經系)조절작용이 환경의 온도조건 변화에 따라 반응하게 되며 이와 같은 환경의 급작스런 변화는 자율신경계의 혼란을 가져오기 쉬워 더위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신체상태의 혼란(흐트러짐, 비정상상태)을 감수해야만 한다. 따라서 이러한 혹서기의 계절적 위험요인에 따라 여러 형태의 재해발생 유형을 찾아볼 수 있다.
① 작업장의 고열 고온방지 시설 또는 노출에 의한 재해
- 계속되는 외부작업에 의한 작업자의 열피로 (Heat Stress) 유발
② 온도상승에 의한 위험물 폭발 화재
- 상온의 상승으로 위험물의 인화점 도달이 우려
③ 온도상승에 의한 기계손상 오작동 작업자의 비정상 작업
- 상온 및 주변기기의 온도상승으로 인한 기계의 이상작동,작업자의 오조작 등 유발
④ 땀이나 수분에 의한 감전재해 등
- 각종 전기 기계기구 전선이 땀이나 수분에 의해 일어나는 각종 전기재해
◆ 근무지 재해예방 대책
1) 일반대책
① 작업장내의 모든 근로자들에게 혹서기 안전교육을 실시 기후변화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킨다
② 현장의 안전관리를 평소보다 강화시켜 자칫 나태해지기 쉬운 계절을 이겨내도록 한다
③ 하루중 기온이 최고에 달하는 오후1~3시 사이에는 작업을 중지, 휴식을 갖게 한다
④ 휴식시간은 장시간보다는 짧게 자주 주도록 한다
⑤ 가스용기 등의 인화물질은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소내에 둔다
⑦ 건설기계의 냉각장치를 수시 점검하여 과열을 방지한다
⑧ 샤워실 등의 위생시설을 설치, 이용한다
⑨ 세균번식으로 위생환경이 악화되기 쉬움에 따라 현장의 가설숙소, 식당 등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철저히 소독하여 식중독, 장티프스, 뇌염 등의 질병을 예방한다
⑩ 자주 피부를 닦아내어 피부를 보호한다
⑪ 구토와 두통, 한기, 체온상승, 의식불명의 순으로 진행되는 일사병의 상태를 파악하고 예방조치를 한다
2) 고열작업 요주의자
심장계통에 질환이 있는자나, 비만한 자, 고혈압, 알레르기성 체질인 자, 인플루엔자(감기 등)을 앓고 있는 자, 45세 이상, 피부질환을 앓고 있거나 땀이 잘 나지 않는 자
◆ 여름철 건강유지법
- 숙면을 위한 조언 : 에어콘을 틀고 수면을 취하기 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찬물로 목욕을 한 후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 잠들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 일상생활 : 무더운 시기에는 중요한 업무 이외에는 가급적 스케줄을 줄이는 게 좋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규칙적이고 여유있게 생활하는 것이 정신과 신체건강에 좋다.
- 에어콘 :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냉방에의 노출시간을 줄이고 실내외의 온도차이를 섭씨 5~8도 내외로 유지하도록 한다. 한시간 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건강을 위해 좋다.
- 개인건강 관리
▲고령층은 신체의 체온중추신경이 잘 조절되지 않아 신체가 무더위에 쉽게 적응을 하지 못하므로 직사광선 등 더위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수분을 평소보다 충분히 섭취한다
▲당뇨 등 지병이 있는 환자들은 혈당조절 등 건강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에어콘을 너무 낮게 온도를 설정하면 외부와의 온도차이로 인해 각종 질병이 오기 쉬우므로 실내외 온도차를 5~8도 내외로 유지한다
▲수면을 충분히 취하며 평소 수면습관을 유지하도록 한다
▲한낮 무더위에 등산, 운동 등을 피한다
▲운동은 무더위를 피해 1시간 내외로 낮은 강도로 실시한다
▲아침식사를 꼭 하며 비타민이 많은 과일을 자주 먹는다
▲과로를 피하고 과도한 음주를 피한다
▲흡연은 호흡기 증상을 악화시키고 여름철 감기를 더 잘 걸리게 하는 주범이므로 금연을 실천한다
이정권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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