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명 중 3명이 앓는 치주질환(잇몸병)이 좀체 줄지 않는다. 원인이 뭘까? 대한치주과학회의 ‘국민 치주병 인식도 조사’(2010∼2011년)에 따르면 10명 중 6명은 구강관리의 기본인 칫솔질 방법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치간칫솔 등 구강위생 보조용품도 사용하지 않았다. 잇몸병은 국민병이지만 생명에 큰 지장이 없다 보니 예방에 소홀해지기 쉽다. 대한치주과학회 류인철 회장(서울대 치과병원 교수), 대한치주과학회 조기영 홍보위원장과 함께 올바른 구강관리에 대해 알아봤다.》
▽이진한 기자=칫솔 종류가 다양합니다. 가장 적합한 칫솔은 어떤 것인가요.
류인철 대한치주과학회 회장
▽류=칫솔모가 딱딱한 것, 부드러운 것, 중간 것 등 세 가지가 나와 있습니다. 부드러운 칫솔모는 잇몸이 나쁜 경우에 사용하면 좋습니다. 너무 딱딱한 것은 제대로 칫솔질을 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하지만 자칫하면 이가 마모되거나 잇몸에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대개 중간 정도 칫솔이면 됩니다. 요즘은 전동 칫솔이나 음파 칫솔이 쏟아져 나오는데, 장애인이나 노인분이 아니라면 굳이 음파 칫솔을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장비가 아니라 올바른 칫솔질이 더 중요합니다.
▽조=3분 이상 칫솔질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 정도는 해야 입안의 플라크(세균막)가 없어집니다. 치약의 주성분이 마모제인데 치아에 붙은 플라크를 칫솔로 마모시켜 없애는 것이 칫솔질입니다. 자동차 광택 내는 것과 같은 이치죠. 1분 정도의 칫솔질을 한다면 치아에 치약을 묻히는 정도이니 충치나 잇몸 질환에 예방 효과가 없습니다. 1분씩 10번보다는 1번에 10분 동안의 칫솔질이 중요합니다.
▽이=하지만 화장실에서 3분은 매우 길고 지루합니다. 화장실을 나와야 됩니다. TV를 보거나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서 칫솔질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를 골고루 닦기가 힘듭니다. 방법이 없나요.
▽류=학회에서 올바른 칫솔질을 위해 홍보 동영상을 만들었습니다. 직접 보면서 따라하면 됩니다(www.kperio.org 참조). 사실 오른손으로는 왼쪽 윗어금니 바깥을 제대로 칫솔질하기 힘듭니다. 이 경우 왼손으로 칫솔을 잡고 닦아보세요. 의외로 쉽게 닦을 수 있습니다. 양손을 활용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조=잇몸질환을 일으키는 균은 잇몸 안쪽 깊숙이 숨어 있습니다. 공기를 싫어하는 균이라고 해서 ‘혐기성균’이라고 합니다. 충치와 잇몸 질환을 함께 예방하려면 한 번을 닦더라도 잇몸 안쪽까지 닦아야 됩니다. 잇몸에 숨겨진 균을 없애기 위해선 치실도 반드시 사용해야 됩니다. 치실은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는 용도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잇몸질환 예방용입니다. 요즘은 치아, 잇몸, 혀를 다 닦으니까 칫솔질 대신 입솔질이라고 말하기도 하죠.
▽류=맞습니다. 치실을 이와 이 사이에 끼워 넣고 아래위로 치아 표면을 닦아주면 됩니다. 대개 치실을 사용하면 피가 난다고 합니다. 처음에 치실을 집어넣을 때 세게 집어넣는 바람에 상처가 나서 그런 겁니다. 톱질하듯이 천천히 넣어주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상처도 대개 금방 아무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조=치실은 하루에 한 번 정도 사용하면 됩니다. 치실은 여러 가닥의 실크로 만들어져 있고 둥근 모양인데 잡아당기면 종이처럼 넓게 퍼집니다. 치실 대신 치간칫솔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가 들었거나 이와 잇몸 사이가 많이 드러난 경우에 좋습니다. 젊은 사람은 치아와 치아 사이 간격이 촘촘하므로 치간칫솔을 굳이 사용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구강청결제는 도움이 되나요.
▽류=칫솔 치실과 더불어 구강청결제까지 사용한다면 금상첨화지만 이렇게까지 사용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겁니다. 몸이 피곤하거나 사고로 잇몸에 상처가 생기면 제대로 칫솔질을 못합니다. 이때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면 제대로 칫솔질을 못한 부위의 소독을 도와줍니다. 또 인사돌 같은 잇몸약도 잇몸질환이 생겼을 때 도움이 됩니다. 치과의사와 상담해서 잇몸 질환 치료와 병행해서 사용하라고 권하고 싶네요.
▽이=일상생활에서 잇몸병에 안 좋은 생활습관이 있다면….
조기영 대한치주과학회 홍보위원장
▽조=충치나 잇몸질환의 90%는 잘못된 칫솔질 습관에서 생깁니다. 저녁 때 칫솔질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찮다고 생각하니까요. 다음 날 아침까지 10시간 가까이 방치하는 셈이므로 저녁 양치는 반드시 해야 됩니다. 또 흡연은 말초혈관장애를 일으켜 잇몸에 해를 줍니다. 야근을 자주 하는 사람도 치주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류=누룽지 오돌뼈 콩 오징어 등 한국 음식은 대체적으로 딱딱하고 질깁니다. 특히 포도씨를 씹거나 얼음과 사탕을 깨물어 먹으면 치아에 큰 자극을 줍니다. 이러한 이유로 50대 들어 이 뿌리에 금이 가는 환자가 유독 한국에 많습니다. 잘 때 이를 가는 습관도 안 좋습니다. 이갈이 방지 장치를 사용해야겠죠.
▽조=독일에서는 성인이 되기 전의 치과 진료를 국가가 책임집니다. 생활습관이 주원인이므로 청소년 때부터 예방교육을 시킵니다. 교정치료도 국가가 해줍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정부가 내년부터 스케일링에 대한 보험 혜택을 넓히기로 결정한 일은 환영할 만합니다. 6개월에 한 번 정도 스케일링을 받는다면 잇몸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잇몸 질환은 생명과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 잇몸 질환 때문에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폐렴 같은 전신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생명에 심각한 질환을 부를 수 있는 거죠. 이런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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