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Health/건강

손톱 색깔 하얗게 되면 한번쯤 간·신장 건강 의심

NaNo+AlphaGo 2010. 4. 11. 06:50

 

손톱 색깔 하얗게 되면 한번쯤 간·신장 건강 의심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경희대 의대 교수 가정의학 전문의
 
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손톱이 비정상적으로 하얀색을 띠는 것으로 보도되면서 김 위원장의 신장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건강한 손톱은 분홍빛이 돈다. 손톱 자체는 흰색이지만 그 밑의 피부에 많은 혈관이 분포돼 있어 붉은 빛을 띠는 것이다. 그런데 손톱 밑의 피부에 혈관이 감소하거나 빈혈이 생기는 간경화,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을 때 손톱이 하얗게 보인다. 특히 신부전 환자는 피부의 멜라닌 색소가 증가해 손가락이 갈색으로 변하면서 손톱이 더 희게 보인다.

손톱이 하얗게 되는 다른 원인으로 조갑(손톱)박리증이 있다. 이는 손톱이 바닥의 피부와 분리됨으로써 피부의 혈관이 비춰지지 않아 하얗게만 보이는 것이다. 조갑박리가 되는 원인으로 가장 흔한 것은 외상이다. 그 외 무좀·건선·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있다. 손톱에 검은색이나 갈색을 띤 부분이 있다면 색소성 모반(검은 점), 손톱 밑에 발생한 출혈을 생각할 수 있지만 암의 일종인 흑색종일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손톱이 전체적으로 검게 되는 것은 말라리아 치료제 복용, 캔디다(곰팡이) 감염 때문일 수 있지만 꼭 끼는 신발을 신은 경우에도 가능하다.

손톱에 주름이나 줄이 생겨서 걱정하는 분이 많다. 세로로(손톱의 긴 방향으로) 주름이 생기는 것은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도 가능하다. 심한 경우는 원형탈모·백반증·아토피 피부염 등을 의심해 볼 수도 있다.

모든 손톱에 주름이 가로로 난 경우는 손톱이 만들어지고 자라지 못하게 할 정도의 심한 질환이 있었을 때 발생한다. 이 주름은 손톱 시작 부위에서 생겨 손톱이 자람에 따라 끝 쪽으로 이동한다. 손톱의 경우 6~10일에 1㎜씩 길어지므로 손톱의 주름과 손톱 시작 부위의 거리를 재면 언제쯤 심한 질환이 있었는지를 추정할 수 있다. 이렇게 가로로 주름이 생기는 경우는 출산, 각종 고열 동반 질환(폐렴·홍역 등),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이 있다. 1개 혹은 여러 개의 손톱에 가로로 하얀 ‘띠’가 길게 나타나는 경우도 손톱이 자라는 데 방해를 받은 경우로 심부전, 말라리아, 일산화탄소 중독, 비소 중독, 항암 치료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가능하다. 손톱에 하얀 선이나 점이 다양한 모양으로 다양한 위치에 나타나기도 하는데 대개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보면 된다.

손톱에 작은 구멍이 생기는 사례도 흔하다. 이 경우는 우선 건선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손톱에 20개 이상 구멍이 있는 경우는 건선의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건선 환자의 10~50%가 손톱에 작은 구멍이 있다는 학계 보고가 있다. 또한 손톱이 자라나오는 피부에 조그마한 피부염이 있을 때도 손톱에 구멍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피부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는 아토피 피부염, 각종 류마티스 질환, 원형 탈모증 등이 있다.

손톱이 숟가락과 같이 위로 뒤집히는 경우는 철분이 결핍된 경우에 발생한다. 빈혈이 시작되지 않은 초기에도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신생아에게서 정상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수년 내에 정상으로 회복된다. 그 외에도 손톱에 외상을 입은 경우나 석유 용제를 맨손으로 만진 경우에도 손톱이 숟가락처럼 변할 수 있다.

손톱이 자꾸 부스러지거나 갈라지는 것은 강한 세제나 매니큐어 제거제의 사용, 갑상선기능저하증, 비타민 A나 B 부족, 건선, 아토피 등이 원인일 수 있으나 정상인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손톱이 몸의 건강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손톱에 나타난 모양이나 색만으로 전신 질환의 유무를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다른 전신 증상이 없다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