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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관리, 당신은 ‘루스벨트형’ or ‘맥아더형’? 직정적 성격 한국인 대부분 맥아더형

NaNo+AlphaGo 2020. 2. 11.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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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사람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1882~1945)과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1880~1964)은 제2차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주역이자 영웅이다. 두 사람 모두 높은 대중적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화’를 다루는 기술에서 두 사람은 천양지차였다. 맥아더는 자신의 화를 제어하지 못하고 폭발하는 반면, 루스벨트는 상대방의 화를 능숙하게 다루고 도리어 그를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인물이었다. 

미 역사상 최연소(50세)로 육군 참모총장에 오른 맥아더는 1932년 대공황 시절에 불황타개책으로 군사비를 대폭 삭감하는 정책에 대해 “공산주의자들의 음모"라며 루스벨트 대통령에게 격하게 대들었다.

 

‘나는 일생 중에 세 번째이고 마지막인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오한에 시달리는 순간이었다. 감정적으로 지쳐 있던 나는 앞뒤를 가릴 사이도 없이, 다음의 전쟁에서 우리가 지게 되어 미국의 젊은이들이 총검으로 배를 찔리고, 목을 적병에 짓밟혀서 진흙 속에 쓰러진 채 마지막 저주의 말을 하게 된다면, 그 대상은 맥아더가 아니라 루스벨트이기를 바란다는 의미의 말을 씹어 뱉었다’

                                                                      <더글러스 맥아더 ‘회고록’중에서>

현직 육참총장이 대통령 면전에서 이런 극단적 언사를 했다는 것도 놀랐지만 이에 대해 루스벨트 대통령이 보여준 자제력에는 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맥아더가 참모총장을 그만두겠다고 대통령 집무실을 박차며 나가려는 순간 루스벨트는 침착한 태도로 이를 제지하고 맥아더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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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루즈벨트 대통령, 맥아더 장군

 바로 여기서 두 사람의 내공이 여실히 드러난다. 훗날 루스벨트는 미 역사상 전무후무한 4선 대통령을 지낸 대정치가로 자리매김을 한 반면, 맥아더는 뛰어난 전쟁 영웅 중 한사람으로 그치게 된다. 

맥아더는 1951년 한국 전쟁의  확전 여부를 놓고 또다시 현직 대통령(트루만)과 대립해 전격 해임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트루만 대통령의 후임으로는 맥아더의 부관을 지냈던 아이젠하워 장군이 선출된다. 

맥아더의 바로 그 성격이 자신의 백악관을 향한 꿈을 접게 만들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화나 분노에 직면한다. 그러나 다루는 방식은 제각각이다. 당신은 루스벨트 형(型)인가, 아니면 맥아더 형인가.

한국인들은 대개 직정적인 성격들이라 맥아더형이 많다. 그래서 손해를 많이 본다. 별거 아닌 일을 가지고 화를 내므로써 어렵게 쌓아 놓은 공든 탑을 와그르르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다. 분노는 남과의 관계를 해칠 뿐 아니라 자신마저 해친다.

나도 화가 나면 이를 억제하지 못하고 표출하는 대표적인 맥아더형이다. 그런 성격 때문에 손해도 많이 보았다. 젊었을 적에는 화를 통한 감정 표현이 한편으로는 시원하기도, 솔직하기도 한 것처럼 느껴졌는데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불편해 짐을 깨닫는다. 

예컨대 부하 직원이 좀 더디게 일을 처리하거나, 시킨 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이 서면 바로 감정이 표출되곤 한다. 때문에 언제부터인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마음의 행로를 살피고 기록을 해놓는 습관을 들였다.

‘운전기사가 오늘 아침 또 세울 자리를 못 찾아 헤매고 있다.  그렇게 내 자신에게 주의를 줬는데도 내릴 때 나도 모르게 감정이 섞인 목소리로 ‘동관이 어디야. 여기잖아!“라고 말하고 말았다. 순간 아차 생각이 들었다.’

분노를 극복하려면 우선 화내는 나를 바라보고, ‘내가 화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다. 처음에는 잘 안됐는데 마음공부를 하면서 이 평범한 구절들의 의미를 새록새록 깨닫게 된다. 매일 화를 낼 때마다 수첩에다 기록해두곤 한다. 설령 또다시 화를 내더라도 실망하지 말고 화를 내는 것을 줄여나간다는 자세로 말이다.  

화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참는 것이다. 화를 내는 것은 마약 중독자가 마약을 찾는 것과 같다고 생각된다. 화를 내면, 마약중독자가 다시 마약을 하고 난 뒤의 마음 상태처럼 후회와 회한, 그리고 자기모멸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 자신에 대한 믿음이나 신뢰가 깨지게 된다. 이것이 내 자신을 파괴하는 것이다. 


스무번째 기억하기

화가 날 때 ‘화를 내고 있구나’ 생각하는 습관부터 들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