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의 위험을 낮추려면 30대까지 뼈의 질량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이후엔 가능한 한 조금씩 감소하도록 주의하는 수밖엔 없다. 청소년이나 젊은 여성의 무리한 다이어트가 골다공증의 위험요인이라고 하는 것은 뼈의 질량을 한창 늘려야 할 시기에 뼈 건강에 필요한 칼슘 등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나이가 들어 우유를 아무리 많이 먹어봐야 소용없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뼈의 질량을 더 늘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멸치는 국물 대신 볶음으로 먹도록
알다시피 칼슘은 뼈를 이루는 중요한 무기질이다. 아이들만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면 되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 성인을 위한 칼슘의 하루 권장섭취량은 700㎎이다. 50세 이상의 여성에겐 이보다 많은 800㎎을 권장한다. 미국에서는 50세 이전의 성인은 1000㎎, 이후는 1200㎎,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는 50세 이상의 성인에겐 1500㎎을 권고한다. 그런데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성인의 하루 칼슘 섭취량은 평균 563.1㎎에 불과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사람들이 섭취하는 칼슘의 종류에도 문제가 있다. 미국 성인은 우유나 유제품을 통한 칼슘 섭취량이 전체의 50% 이상인데, 우리나라 성인은 20%도 안 된다. 나머지는 대개 식물성 식품을 통해 섭취하고 있다. 무청 등 식물성 식품에도 칼슘이 많다. 하지만 문제는 수산이나 피틴산 등 체내에서 칼슘이 섭취·이용되는 것을 방해하는 물질도 함께 들어있다는 점이다.
칼슘의 가장 훌륭한 공급원은 우유나 유제품이다. 이를 제외한 채 일반 식사만으로 충분한 양의 칼슘을 섭취하기는 어렵다. 우유는 1컵(200mL)에 210㎎의 칼슘이 함유돼 있다. 따라서 하루에 2컵 정도의 우유나 유제품과 함께 다른 칼슘 식품을 먹으면 권장량 수준에 어느 정도 도달할 수 있다. 우유를 먹으면 복부 불쾌감이나 설사 등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우유에 포함된 당 성분인 유당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때문이다. 이럴 땐 유당을 제거한 우유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사실 유당이 칼슘 섭취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으므로 가능하면 그대로 마실 수 있도록 이런 방법을 써보자. 즉 ▶한 번에 많이 마시지 말고 조금씩 먹는 양을 늘려보거나 ▶찬 우유 대신 따뜻한 우유를 이용해 보고 ▶우유만 마실 게 아니라 다른 음식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요구르트나 치즈와 같은 발효 유제품을 이용해 보는 것이다. 그래도 우유를 많이 마시기 어려운 노년층은 칼슘 보충 우유를 생각해볼 수 있다. 칼슘 보충 우유의 경우 일반 우유에 비해 칼슘 함량이 2배 이상 높아 적절히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멸치와 같이 뼈째 먹는 생선도 칼슘을 보충하는 데 좋은 식품이다. 그런데 지난주에 국물에 대해 설명한 것처럼 멸치를 통째로 넣어 끓인 뒤 건져낸 국물은 칼슘 섭취와는 무관하다. 멸치의 맛 성분만 남아있을 뿐이다. 칼슘 섭취를 위해서는 말 그대로 뼈째 먹을 수 있도록 볶음 등의 조리방법을 이용하는 게 좋다.
비타민D도 칼슘 흡수 도와
칼슘 섭취에 좋은 식품이란 칼슘의 절대 함유량도 많아야겠지만 이왕이면 칼슘이 흡수·이용되는 걸 돕는 영양소도 풍부해야 한다. 이를테면 비타민D는 우리 몸 안에서 칼슘이 흡수되는 데 꼭 필요하다. 비타민D는 햇빛을 충분히 쪼이기만 해도 필요한 만큼 체내에서 합성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식품이나 보충제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특히 겨울엔 해가 짧고 야외에 나가더라도 두터운 옷 때문에 피부가 햇빛에 잘 노출되지 않으므로 음식을 통해 비타민D를 보충하는 게 좋다. 비타민D는 생선의 간유(肝油), 고등어·정어리·연어 등 기름진 생선, 계란 노른자, 말린 표고버섯 등에 함유돼 있다.
또 인은 칼슘과 함께 뼈를 이루는 중요한 영양소이면서, 지나치게 섭취하면 칼슘의 흡수를 방해한다. 따라서 칼슘과 인의 섭취비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우유가 좋은 것은 칼슘 함량이 많을 뿐 아니라 칼슘과 인의 함량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인은 또 육류나 콩류, 달걀 등에도 포함돼 있는데 이런 식품을 먹을 때는 인의 함량에 지나치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그러나 콜라 등의 청량음료는 영양적인 음료가 아니면서 인의 함량이 많아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콜라를 많이 마시면 뼈가 약해진다는 말은 이래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는 성분도 있다. 나트륨과 카페인이 대표적이다.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소변을 통해 칼슘이 많이 빠져나간다. 짜게 먹는 습관이 나쁜 또 하나의 이유다. 카페인 역시 소변과 대변을 통해 칼슘을 빠져나가게 한다. 카페인의 칼슘 배출 효과가 카페인 자체 때문인지, 카페인과 결합된 다른 성분이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커피와 같은 카페인 음료는 어쨌든 하루 두 잔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 과음하는 사람들에게서 골다공증이 많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따라서 지나친 알코올 섭취는 삼가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