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Health/건강

다이어트는 과학이다

NaNo+AlphaGo 2010. 4. 18. 21:37

다이어트는 과학이다

용인대 사회체육학과 이근일 교수

한 학기 수강생 1500여명 여러 대학과 열린강좌 협약 "음주 이튿날엔 꼭 걷기를"


한 학기 수강생이 1500여명의 이르는 인기 강좌가 있다. 바로 용인대 사회체육학과 이근일 교수가 강의하는 '살 빼기 운동과 영양 조절'이라는 수업이다. 인터넷으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2000년 2학기부터 개설된 이래 2만5500여명의 학생들이 수강했다. 수업은 용인대를 비롯해 성균관대, 동덕여대, 숭실대, 강릉대 등 대학들이 협약을 맺고 학점을 인정해주는 열린사이버대학교 강좌 중 하나이다. 이 교수는 올해까지 5년 연속으로 열린사이버대학교 최우수강의상을 수상할 정도로 정평이 났다. 이 수업을 들은 용인대 사회체육학과 심우석(4학년)씨는 "수업이 다이어트에 대한 과학적이면서 실용적인 지침을 제시해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라고 말했다.


◆다이어트는 과학이다


이 교수는 일반인이 오해하기 쉬운 다이어트 방법을 과학 원리에 따라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교수의 이번주 수업은 일반 헬스장에서 이뤄지는 근육운동과 다이어트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보통 사람들은 매일 운동을 하면 살이 빠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교수는 일주일에 3~5회를 해주는 게 좋다고 한다. 근육이 쉬어야 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상체 근육인 경우 24시간이 필요하고 하체는 48시간의 휴식이 필요하다. 이 교수는 "그래야 근육이 새롭게 형성되고 지방 소모를 많이 하는 체질이 돼 살이 찌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수업에선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황제 다이어트'에 대한 내용이 다뤄졌다. 이 교수는 '황제 다이어트'에 대해 "살이 빠지는 효과는 있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고 수업에서 설명했다. 단백질만을 섭취하게 되면 탄수화물과 비타민 등이 부족해져 피곤함과 두통, 피부가 안 좋아지는 등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대신 이 교수는 밥 한 공기를 반 공기로 줄이는 다이어트 요령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또 하루 먹는 식사량을 3번 이상 최대한 나눠 먹을수록 좋다고 권했다.


지난달 30일 수업에서 다뤄졌던 알코올과 비만의 관계도 흥미롭다. 50㏄ 한 잔을 기준으로 했을 때 청주의 경우 65㎉인 데에 반해 고량주의 경우 140㎉로 높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탄수화물이 고량주에 더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안주는 흔히 과일 안주를 살이 덜 찔 거라고 생각하지만 단백질이 많은 안주가 좋다. 과일보다 단백질이 열량이 낮을 뿐만 아니라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는 아미노산이 풍부하다는 것.


지난달 23일에 있었던 지방세포의 역할을 다룬 수업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 어린이 비만과 관련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지방을 축적하는 지방세포 수가 많은 게 비만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지방세포는 어머니가 임신 7개월 됐을 때, 출생 후 1년, 사춘기(12~14세) 때 왕성하게 생성된다. 이 교수는 "이 시기 지방 섭취를 줄이면서 운동을 해주면 지방세포 생성을 줄여 비만체질이 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용인대의 다이어트 전도사


"복싱, 유도, 체조 등을 하는 운동선수들이 체중 조절하다가 죽는 경우를 보고 건강을 헤치지 않는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이 교수는 원래 1975년 용인대 유도학과에 입학해 유도를 전공했다. 당시 이 교수는 유도 선수로 활동하는 친구, 선후배들이 대회를 앞두고 체중조절을 하며 고통을 겪거나 죽기까지 하는 경우를 봤다. 친구들이 일주일에 8~9㎏을 감량하며 건강을 헤치기 일쑤였다. 이에 이 교수는 건강한 체중조절을 과학적으로 연구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후 이 교수는 1993년 8월 건국대에서 운동영양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용인대 교수가 됐다.


교수가 된 이후엔 다이어트에 대해 꾸준한 연구를 해왔다. 10여년 전 용인대 사회체육학과 2학년 여학생이 이 교수에게 개인면담을 왔었다. 이 여학생은 체중이 90㎏이 넘었는데 음식을 크게 줄여 6개월 사이에 20㎏를 뺐다고 한다. 하지만 여학생은 음식을 먹지 않아 위장과 내분비 장애가 생겨 육체적으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하는 상태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심각함을 느낀 이 교수는 '살빼기 운동과 영양조절'이라는 사이버강좌를 2000년부터 시작했다.


현재 '다이어트 전도사'라는 별칭까지 얻게 된 이씨의 체중관리는 유별나지 않았다. 일단 밥을 반 그릇을 먹는 '반식(半食)'을 실천한다. 또 밤 9시 30분부터 빠른 걸음으로 집 부근을 한 시간 정도 걷는다. 일주일 1시간30분 가량의 등산을 두 번 정도 한다.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면 탄수화물보다 지방이 소모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술을 마신 날엔 특히 걷기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