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먹으면 왜 머리 띵하나
혈관의 급격한 수축이 원인… 더운 실외에 있을 때 더 심해
더운 날 아이스크림 한입은 더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나게 한다. 그런데 이런 행복한 기분도 잠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목 뒤로 넘기는 순간, 갑작스럽게 머리를 띵하게 만드는 기분 나쁜 두통이 생기는 건 왜일까?
국립국어원 신어(新語) 자료집은 아이스크림이나 팥빙수와 같이 찬 것을 먹으면 갑작스럽게 머리가 띵해지는 증세를 '아이스크림 두통'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두통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두 가지 가설이 전문가들에게 지지 받고 있다. 하나는 갑작스럽게 들어온 차가운 이물질로 인해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해 뇌 혈류가 떨어지면서 두통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다른 하나는 차가운 아이스크림 때문에 구강 점막 후두 쪽에 분포한 삼차신경이 자극을 받아 머리 쪽으로 통증을 방사(放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아이스크림 두통을 잘 느끼는 사람이나 상황이 따로 있을까?
일반적으로 편두통 환자는 아이스크림 두통을 잘 느끼는데 이는 뇌신경 중 하나인 삼차신경 때문이다. 터키 코카앨리대학 H. 마싯 세레크러 박사는 편두통 환자 76명과 일반 두통 환자 38명을 조사한 결과 편두통 환자는 4분의 3 정도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두통을 느꼈지만 일반 두통 환자는 3분의 1정도만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두통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원주 교수는 "편두통이 발생하는 데는 삼차신경이 관여하기 때문에 편두통 환자의 경우 아이스크림이 두통을 유발하는 한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스크림 두통은 실내에서 먹을 때보다 실외에서 먹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에어컨이 작동하고 있는 실내에 있을 때에는 코로 시원한 공기가 흡입돼 구강 내의 온도와 아이스크림의 온도 차가 크지 않지만, 더운 실외에 있을 때는 체온과 아이스크림의 온도 차가 커 혈관이 급격하게 수축하게 돼 상대적으로 통증을 더 많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또 아이스크림 두통은 아이스크림을 입 안 앞쪽에서 먹을 때보다 뒤쪽에서 먹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구강 뒤쪽에 분포한 신경이 더 예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스크림을 입 앞쪽에서 천천히 녹여 먹으면 두통이 조금 덜 생길 수 있다.
미국 템플대 건강센터 조셉 훌리한 교수는 "아이스크림 두통은 찬 음식을 급하게 먹을 때 발생해 30초~1분 정도 가장 극심하고, 5분 안에 자연적으로 사라진다"고 말한다.
아이스크림 두통이 심할 때는 혀로 입천장을 누르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강남성모병원 신경과 김영인 교수는 "이렇게 하면 목 뒤로 넘어가는 차가움에 대한 감각 대신 입천장을 누르는 압각(壓覺)에 집중하게 돼 통증을 조금 덜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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