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속 영양이 고스란히… 약 끊게하는 현미밥 드세요
세 딸을 둔 직장 맘 임모 씨(37). 그는 2010년부터 식탁에 큰 변화를 줬다. 세 살 많은 남편이 고지혈증과 고혈압, 지방간 판정을 한꺼번에 받았다. 처음엔 변화가 힘들었다. 즉석식품 등에 익숙한 아이들도 문제였다.
그가 선택한 밥상은 ‘소박한 밥상, 거친 밥상, 우리농산물 유기농으로’였다. 반찬은 3가지로 줄였다. 즉석가공식품은 식탁에서 거의 제외시켰다. 흑미 조 보리 현미 등을 사용했다. 우리농산물 구입은 주로 농협을 이용했다. 임 씨는 “올해부터 남편은 먹던 모든 약을 끊었다. 피부는 물론 피도 맑아진 느낌”이라고 했다.
농협이 바람직한 식(食)문화 보급을 위해 펼치고 있는 ‘식사랑 농사랑’운동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연이다. 천식과 당뇨환자인 명모 씨(67·충남 천안시)는 2년 전만 해도 하루에 먹는 알약이 30알 정도였다. 한의원으로부터 현미와 한약 2개월 처방을 받아 복용하고 이어 현미만을 섭취한 끝에 지금은 모든 알약을 끊었다. ‘불치’(不治)처럼 여겼던 당 수치가 안정적으로 낮아졌다. 그는 현미를 ‘기특한 쌀’이라고 했다.
쌀겨와 쌀눈의 영양소
한국인 사망원인 1위는 여전히 암이다. 음식만으로도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 암은 초기-촉진-진행-전이단계를 거친다. 황인택 을지대병원장은 “암은 평소 식생활을 잘 조절하면 상당 부분 억제 또는 예방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암의 초기 단계에서는 배추 마늘 녹차 등이 발암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촉진 단계에서는 무 당근 딸기 참기름 등에 많이 함유된 항산화물질이 암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제거한다. 따라서 과일과 채소 잡곡 등푸른생선 해조류 전통 발효식품 등 암을 이기는 음식을 잘 섭취하면 암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게 현미다.
현미는 정미기술이 없었던 조선시대 이전 쌀을 맷돌이나 절구에 찧어서 왕겨만을 벗겨낸 것이다. 이후 정미기술의 발달로 보기 좋고 하얀 백미를 먹을 수 있게 되자 귀족들은 백미를, 서민은 현미나 잡곡밥을 먹는 풍습이 생겼다.
현미는 쌀겨와 배아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배아가 제거된 백미에 비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 쌀 속의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등의 영양소는 95% 이상이 쌀겨(미강)와 쌀눈(배아)에 집중되어 있는데, 백미에는 이러한 영양소가 도정과정에서 모두 떨어져 나간다.
김미리 국민식생활대전네트워크 상임대표(충남대 교수)는 “백미와 현미 영양가를 보면 75∼76%의 당질을 비슷하게 함유하고 있지만 현미는 백미보다 지방이 2배 이상, 섬유소는 17배, 비타민 B1 B2는 각각 3배, 비타민 E도 4배 정도로 몸을 살리는 보배”라고 자랑했다. 현미는 또 암 예방은 물론 혈관질환 예방, 당뇨 및 간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현미밥 부드럽게 만들기
현미밥은 씹을 때 느낌이 거칠어 먹기를 꺼린다. 소화도 잘 안 된다고도 알려져 있다. 김 교수는 “충분히 씹으면 소화된다”며 “처음의 적응시기만 거치면 결과적으로 몸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현미는 윤기가 나고 입자가 고르며 가루가 많이 날리지 않는 것이 좋다. 쌀알이 부서지거나 금이 간 것은 오래된 것이다. 도정일을 확인하고 대용량보다는 소량으로 자주 사는 것이 좋다. 현미는 흐르는 물에 여러 번 씻어 안친다. 발아현미로 밥을 지을 때는 불릴 필요도 없다. 많이 구입했을 때에는 쌀통에 붉은 고추나 마늘을 넣어두면 쌀벌레를 방지할 수 있다. 현미를 햅쌀처럼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사과를 같이 넣어두면 좋다.
일반 현미는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소화율이 떨어지므로 물에 충분히 담갔다가 압력솥에 조리하는 것이 좋다. 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죽을 끓여 먹어도 좋다. 일반 현미는 찹쌀과, 발아 현미는 멥쌀과 반반씩 섞어 밥을 하면 씹는 데 부담이 없다.
현미와 다시마를 배합하면 심한 설사로 인한 탈수증을 치료하고 심하게 떨어진 체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커진다. 볶은 현미를 다시마 우려낸 물에 끓여서 먹으면 좋다.
이기진 기자·한중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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