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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Less 10 More… 癌을 이기는 식탁]<17>해조류 사랑해요

NaNo+AlphaGo 2013. 3. 29. 14:12

섬유질 많고 소화 도와주는 해조류 ‘장 청소부’

건조되지 않은 다시마 적당량이면 바다 향이 가득하고 영양 만점인 다시마쌈밥을 손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조리·사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각종 해초무침 신제품이 나왔어요. 몸에 좋은 해초….”

2일 오후 대전의 한 대형마크 식품코너. 국내 유명 식품회사 판촉직원이 이렇게 외쳤다. 음식깨나 안다고 자부하는 기자가 물었다. “이거 해조예요, 해초예요?” “해촌데요.”(판촉직원)

해조(海藻)와 해초(海草)는 다르다.

해조는 바다에 사는 모든 식물을 말한다. 반면 해초는 그중 종자로 번식하는 식물이다.

그러니 김 미역 다시마 파래 우뭇가사리 톳 등 식탁에 오르는 것은 해조류다.

지구상에서 해조류를 섭취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정도다. 우리는 해조를 ‘바다의 식물’로 여기지만 서양에서는 ‘바다의 잡초’라 생각한다.

어쩌면 다행이다. 좋은 것을 우리만 먹으니 가격도 안정되고….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서양의 많은 영양학자들이 해조에 주목하고 있다. 육식 위주의 식단으로 비만과 심혈관 계통 질환에 고통받는 그들이 작고 마른 체구지만 장수하는 동양인 식습관에서 해조를 발견한 것. 해조류 소비왕국인 일본인이 세계 최고 장수 국가란 것도 그들이 해조류를 다시 보게 된 계기다.


바다의 보배 해조

해조류는 갈조류(다시마 미역 톳 감태 등)와 홍조류(김 우뭇가사리 등), 녹조류(파래 등) 등 세 가지로 나뉜다. 한국인은 근해에 서식하는 500여 해조류 중 50여 종을 먹는다.

김 미역 다시마 파래 톳 감태 매생이 등을 즐긴다. 1인당 연간 소비량은 5kg 정도.

해조류의 영양성분은 칼슘 요오드 철 등 무기염류다. 이들은 혈관 경화를 막아 준다. 장기 섭취하면 치아가 건강해지고 머리카락도 윤택해진다.

또 섬유질이 많아 변비에 좋고, 특유의 점액질(알긴산)은 창자의 소화운동을 돕는다.

해조류는 제각각 장점이 있다.

김에는 눈에 좋은 비타민A가 다량 함유돼 있어 시력 보호, 야맹증 예방에 좋다. 또 혈압 강하, 콜레스테롤 체외 배출, 비만 예방, 악성 빈혈 방지 등에 효과가 있다.

파래에 함유된 메틸메티오닌이라는 성분은 담배 독을 풀어 준다. 담배를 끊지 못한다면 그나마 파래무침이나 파래김을 자주 먹어야 한다.

다시마는 요오드가 많아 피를 맑게 하고 비만 예방과 변비 치료에 좋다.

‘해조류의 용왕’인 미역은 우리 몸에 유용한 40여 종의 미네랄과 DHA, 섬유소,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머리카락을 윤기 있게 해주고 피부를 탄력 있게 해준다.

어디 이뿐인가. 일본인에게 인기 있는 우뭇가사리(동결시키면 한천)는 음식물을 과식해 영양 과잉에 빠진 현대인에게 식이섬유를 보충해 장내 청소를 도와준다. 모든 해조류에는 방사성 물질을 배출하는 성분도 있다.


제철에 제대로 섭취하는 게 중요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게 김과 미역이다. 김의 채취 시기는 12월∼이듬해 3월이지만 조리와 저장기술 발달로 사계절 즐길 수 있다. 종류도 재래김 돌김 파래김 감태김 매생이김 등 다양하다.

미역은 5∼7월에 채취한다. 줄기보다 잎이 넓은 게 좋다. 재래미역은 줄기가 딱딱하고 두꺼워 오랫동안 푹 끓여 진한 국물을 내면 좋다. 실미역은 가늘고 부드러워 냉국이나 가볍게 끓이는 미역국용으로 좋다.

다시마는 6∼8월에 채취한다. 좋은 것은 두껍고 검은색에 가까운 갈색을 띠고 있다. 쌈을 싸 먹거나 말려서 튀각을 만들어 먹는다. 국물을 내는 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데 감칠맛이 진하게 우러난다. 멸치, 표고와 음식궁합이 맞는다.

미역, 다시마는 조리할 때 너무 끓이면 건강 성분인 알긴산이 파괴된다.

이현규 한양대 교수(식품영양학과)는 “해조류의 적정 섭취량은 김은 하루 3∼4장(구이김 작은 포장 기준), 미역은 조리했을 때 작은 그릇 하나 분량, 다시마는 사방 3∼5cm 크기 한 장 정도 ”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한중양식조리기능사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