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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서귀포 송악산 둘레길(한라산 등반후)5/11~5/15/22 #1

NaNo+AlphaGo 2022. 5. 19. 19:05

송악산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뒤로 하고 이어지는 해안길은 푸른 바다 위에 조각처럼 오똑 떠 있는 형제섬을 끼고 돌아 송악산으로 연결된다. 송악산은 104m밖에 안되는 낮은 오름이지만, 동·서·남 세 면이 바닷가 쪽으로 불거져나와 곧추선 10~14m의 기암절벽으로, 에누리없는 해발고도이다. 송악산은 ‘절울이’, 즉 제주말로 물결(절)이 운다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는 산인데, 바다 물결이 산허리 절벽에 부딪쳐 우뢰같이 울린다는 이 말뜻이 정말 잘 어울리는 모습이다.

날이 맑은 날이면 멀리 가파도와 그 뒤 수평선 너머로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절울이’ 정상에 올라서면 동쪽으로는 우뚝 솟은 산방산과 단산 그리고 사계리부터 서귀포까지 끊어질 듯 이어지는 해안선이, 서쪽으로는 모슬포읍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서쪽으로는 마치 바다에 놓은 징검다리 같은 가파도1)와 마라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진다. 동쪽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형제섬은 보는 방향에 따라 하나 혹은 두 개로 보이고 그때마다 표정도 각각 다른데, 그중에서도 송악산 쪽에서 바라보는 모습이 제일 인상적이다.

송악산은 이처럼 주변 풍광이 뛰어난 관광 명소이지만, 지질학적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로 된 독특한 화산지형이며, 일제강점기에는 제주도가 어떻게 도륙당했는지를 알려주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2차 화산 폭발지역이다. 분화구는 너비 600m 깊이 9.7m 정도 되는데 그 속에는 아직도 검붉은 화산토인 송이들이 남아 있다. 송악산 정상에는 둘레 600m 깊이 69m의 제2분화구가 있으며, 주봉 너머 북서쪽에는 이보다 넓으나 깊이는 얕은 제1분화구가 있다. 송악산은 차례로 수중 분화와 육상 분화라는 2중 폭발을 거친 화산으로, 큰 분화구 안에 두번째 폭발로 주봉이 생기고 주봉 안에 깊은 제2분화구가 형성된 것이다. 마치 국을 담는 대접 안에 오목한 밥공기를 넣은 것처럼 보인다. 오목한 밥공기에 해당하는 제2분화구 안에는 검붉은 화산층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괜시리 화산 폭발의 뜨끈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 제2분화구와 주봉 주변에는 난을 키우는 데 좋은 검붉은 화산토인 ‘송이’가 많다. 아쉽게도 주봉에서 제1분화구로 가는 길목에 철조망이 있어 일반인은 출입할 수가 없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들이 모슬포에 알뜨르비행장을 만들면서 해안의 배를 감추기 위해 파놓은 동굴이다. 모두 15개가 있다 하여 일오동굴이라 부른다. 송악산과 관련된 전설로는, 송악산이 크고 작고 완만한 9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만 더 있었다면 큰 인물이 났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한다.

바닷가 절벽 쪽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제주사람들을 동원해 뚫어놓은 인공 동굴 15개가 있다. ‘일오동굴’이라 불리는 이 굴들은 일본군이 소형의 특수 잠수정을 숨겨두었다가 연합군 함정이 접근해오면 어뢰를 싣고 돌진해서 자폭하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제주사람들이 겪어야 했던 강제노역의 참상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송악산으로 오르는 산길 오른쪽으로도 일오동굴과 같은 목적으로 판 산굴이 듬성듬성 보인다. 송악산은 예전엔 그 이름만큼 소나무뿐 아니라 동백나무·후박나무·느릅나무 등이 무성했다고 하는데, 일제가 군사기지를 만드느라 불태운 뒤 지금은 큰 나무 하나 없이 풀만 어렵사리 자라고 있다.

 

송악산 둘레길

산방산의 남쪽, 가파도가 손에 잡힐 듯 보이는 바닷가에 불끈 솟은 산이 송악산이다. 99개의 작은 봉우리가 모여있어 일명 99봉이라고도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1차 폭발로 형성된 제 1분화구 안에 2차 폭발이 일어나 2개의 분화구가 존재-의 화산지형이기도 하다. 

 

제주 올레 10코스를 따라 이어지는 송악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형제섬과 가파도, 멀리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완만한 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방목해 놓은 말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주변에 막힘이 없어 날이 좋다면 꽤나 장관을 경험할 수 있다. 길이 험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지만, 바람이 많은 편이다. 바람이 특히 센 날에는 제주의 삼다(三多)중 하 나인 '바람'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송악산은 일제강점기 일본군의 군사기지를 만들기 위해 강제 동원된 제주 사람들의 고통과 참상을 돌아보는 다크 투어 현장이기도 하다. 예전엔 그 이름만큼 소나무와 동백, 후박, 느릅나무 등이 무성했다고 하는데, 일제시기 군사기지를 만드느라 불태워져 지금은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풀만 무성할 뿐이다. 송악산의 해안가 절벽에는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이 제주 사람들을 동원해 뚫어 놓은 인공동굴 15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