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Health/건강

우리 아이들 바로세우자

NaNo+AlphaGo 2010. 4. 18. 18:04

우리 아이들 바로세우자

바로 앉고 똑바로 걸었죠 5개월 만에 6㎝ 컸어요

척추측만증 벗어나 숨겨진 키 찾은 서영이

 서울 고덕동 고덕시영아파트 정서영(명일중 2·14)군의 집. 매일 오후 10시만 되면 2평 남짓(8.60㎡)한 거실에 서영군과 아버지 정진호(46·종로소방서 소방관)씨, 어머니 안경숙(41)씨, 여동생 혜지(명일중 1·13)양이 모인다. 서영이네의 ‘스트레칭 스킨십 시간’이다. 아버지 정씨가 서영군의 등을 안마하고, 팔다리 스트레칭 운동을 도와준다. 어머니 안씨는 딸의 몸을 풀어준다. 다음엔 아들은 아빠, 딸은 엄마를 안마해준다. 서영이네 가족은 20여 분 동안 서로 안마를 해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서영군은 “엄마·아빠·여동생과 서로 몸을 풀어주다 보면 몸도 편안해지고, 가족이 더욱 소중해져요”라고 말했다.

학교서, 집서 꾸준히 ‘몸풀기 운동’ 효과

서영이네 가족이 ‘저녁 몸풀기’를 시작한 것은 서영군이 지난해 6월 학교에서 ‘바른 몸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강동교육청이 지난해 3월 명일중학교 학생들의 척추측만증과 비만 유병률 실태를 조사했는데, 전교생 1300명 중 50명이 척추측만증인 것으로 드러났다.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심하게 휘는 증상이다. 통증이 없고 서서히 진행되는데, 심해지면 장기가 눌려 여러 가지 장애가 생긴다. 보통 척추가 10도 휘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받는다. 서영군도 학교에서 검사를 받고 척추가 13도가량 휜 것을 알았다.

어머니 안씨는 “서영이는 평소 허리가 아프다며 책상에 오래 앉아있질 못했다”며 “식탁에 앉을 때도 자세가 바르지 못해 야단을 치곤 했는데 설마 척추측만증일 줄은 그때까지 몰랐다”고 말했다.

서영군은 학교 프로그램에 따라 매주 월·수·금 방과 후에 교내 체육관에서 1시간 반 동안 매트와 공 등을 이용해 척추를 중심으로 한 스트레칭 운동을 했다. 프로그램이 없는 화·목과 주말에도 집에서 저녁 시간을 이용해 몸을 풀었다. 10월 말 프로그램이 끝날 때가 되자 서영군의 몸에 변화가 나타났다. 13도나 휘었던 허리는 정상 범위 안인 7도로 줄어들었다. 운동 덕분인지 키도 5개월 만에 6㎝나 컸다.

서영군은 “이제는 의자에 오래 앉아있어도 허리가 안 아파 공부할 때 집중력이 좋아진 것 같다”며 “아침에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고 밤에 잠도 잘 온다”고 말했다. 안씨도 아들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요즘은 어디에 앉아있어도 자세를 바르게 하는 데다 불룩했던 배가 쑥 들어가고 몸도 무척이나 유연해졌어요.”

성인도 근육량 늘고 가슴 펴지고

허리 펴기 등 스트레칭 운동이 건강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성인 프로그램의 효과로도 증명된다. 강동구 천호동 이점옥(56·주부)씨는 평소 허리와 어깨 통증에 시달려왔다. 한의원과 정형외과 등을 다녀봤지만, 그때 잠시 증상이 완화됐을 뿐이었다. 이씨의 몸에 변화의 기회가 생긴 것은 지난해 12월 초다. 이웃의 권유로 강동구청 보건소에서 하는 ‘토요 열린 보건소 바른자세 갖기교실’을 찾았다. 토요일 오전 1시간 동안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어깨와 등의 스트레칭 운동·요가·근력 운동을 했다. 평일에는 주변 야산을 걸으면서 보건소에서 배운 스트레칭 운동을 ‘복습’했다. 올 1월 말 프로그램이 끝날 때가 되자 가슴과 등이 펴지고, 허리 근육이 강화되면서 어깨와 등의 만성 통증이 크게 줄어들었다. 신체검사를 해보니 근육량이 200g(37.5㎏→37.7㎏) 증가했고, 1m48.4㎝이던 키도 1m49㎝로 커졌다. 자세가 펴지면서 숨어 있던 키를 찾은 것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척추측만증연구소의 서승우 소장은 “스트레칭과 허리 근육 강화 운동은 자라나는 아이들뿐 아니라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성인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치료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