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Health/건강

쉽게 몸짱 되려다 불임될라

NaNo+AlphaGo 2010. 4. 18. 10:15

쉽게 몸짱 되려다 불임될라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든 근육강화제 오래 복용땐

남성호르몬 수치 떨어져 무(無)정자증 등 생식불능"

헬스클럽에서 성급하게 '몸짱'이 되고 싶어 근육강화제를 복용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근육강화제가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어줄지는 몰라도 자칫하면 남성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원인은 스테로이드의 일종인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때문이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는 체내 단백질 합성을 빠르게 해 근육 생성을 쉽게 해준다.

지난해 12월 영국의 비영리 연구단체(HFL)가 작년 미국에서 유통되는 근육강화제 중 52개를 조사한 결과 25%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검출됐고 지난 2002년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미국에서 팔리는 240개 근육강화제를 조사했을 때도 18.8%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나왔다.

88서울올림픽의 육상 스타 벤 존슨, 미국 프로야구의 홈런타자 마크 맥과이어나 배리 본즈 등 세계적인 스타들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단기간에 근육량을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뛰어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차병원 불임클리닉 박정원 교수는 "근육강화제에 든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성분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유사한 구조로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을 촉진시켜 근육량을 늘릴 수는 있으나, 정자 형성에 혼란을 초래해 정자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성분이 든 근육강화제를 오래 복용하면 정자가 아예 만들어지지 않을 수 있으며, 고환도 작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생식의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아나볼릭 스테로이드가 든 근육강화제를 장기 복용한 성인 남성 15명 중 11명의 남성호르몬 수치가 정상보다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9명의 정액에서는 정자가 전혀 없었다. 또 2명은 치료를 받았지만 생식 능력을 회복하지 못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곽병태 사무관은 "국내에서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간 근육강화제 판매는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거나 해외에서 직접 근육강화제를 구입해 들여오는 경우까지 단속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배지영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