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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 디스크가 발생(아래 화살표)한 환자의 전척추 MRI 사진. 목 디스크의 일부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튀어나와 있는 잠재적 목 디스크(위 화살표) 증상이 나타났다./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 ▲ 허리 디스크가 발생(아래 화살표)한 환자의 전척추 MRI 사진. 목 디스크의 일부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튀어나와 있는 잠재적 목 디스크(위 화살표) 증상이 나타났다./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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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또는 허리 중 한 군데에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나머지 부위에도 잠재적인 디스크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태섭·박아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최근 3년 사이 목·허리 디스크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352명을 대상으로 목·가슴·허리·척추를 모두 촬영하는 '전(全)척추 MRI'를 시행한 결과, 전체 환자의 65%에서 증상이 없는 다른 부위에서 잠재적 디스크가 발견됐다.
잠재적 디스크는 해당 부위의 디스크가 정상 위치 밖으로 나와 있긴 하지만 아직 신경을 건드릴 만큼 튀어나오지는 않아 해당 부위에 통증은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이번 조사결과, 전체 환자의 64.5%가 발병 부위와 관계없는 다른 부위에 잠재적 디스크를 가지고 있었다. 목 디스크 환자 중 75.8%는 허리에서, 허리 디스크 환자의 55.8%는 목에서 잠재적 디스크가 발견된 것. 전척추 MRI를 통해 디스크 환자의 다른 부위의 잠재적 디스크 여부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다.
정태섭 교수는 "척추는 신체가 받는 하중을 분산시켜 수용하기 위해 '1'자가 아니라 'S'자 곡선을 취하고 있다"며 "허리 척추나 목 척추 중 한쪽에서 디스크가 생기면 다른 쪽은 그 변형을 보상하기 위해 전체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척추 모양을 만든다"고 말했다. 허리·목 중 한쪽 부위의 디스크에 문제가 생기면 결과적으로 다른 부위의 디스크까지 정상 위치에서 밀려나온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허리나 목 디스크가 있다고 해서 당장 다른 쪽 디스크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수개월~수년 뒤에는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므로 미리 예방 조치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진동규 강남세브란스병원 척추신경외과 교수는 "잠재적 디스크를 초기에 발견하면 운동요법, 생활자세교정, 물리치료 등을 통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으며, 나사 등을 넣어 척추를 고정하는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행 의료법상 척추 디스크가 있을 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려면 환자가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를 중심으로 암이나 척수 종양 환자들에게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디스크 환자는 다른 부위의 잠재적 디스크 여부를 검사하는 전척추 MRI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