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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찬 냉장고는 ‘전기먹는 하마’…70%만 채우세요”

NaNo+AlphaGo 2010. 5. 4. 20:36

“꽉 찬 냉장고는 ‘전기먹는 하마’…70%만 채우세요”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3차 오일 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세계 5위 석유 수입국이자 7위 석유 소비국인 한국 경제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국의 석유·가스 자주개발률(국내 소비량 대비 자체 생산물량 비중)은 5%도 안 되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에너지 전문가는 고유가 상황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단기간에 자주개발률을 끌어올릴 수 없는 만큼 ‘에너지 대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은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가정에서, 회사에서, 자동차 운전석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적지 않다”며 “고유가 상황을 한국만 겪는 것이 아닌 만큼 많은 사람이 에너지 절약에 동참하는 것이 국가 에너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에너지 절약 첫걸음은 집에서

교사인 이화숙(34·여) 씨는 지난해부터 ‘가정 내 에너지 단속’에 나섰다. 자신도 모르게 낭비되는 에너지가 지나치게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 우선 불필요하게 꽂혀 있는 플러그부터 뽑기 시작했고 TV와 컴퓨터의 동시 사용을 피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이 씨는 2006년보다 에너지 관련 비용을 15%가량 줄였다.

이 씨처럼 사용하지 않는 가전기기는 콘센트에서 플러그를 분리해 ‘대기() 전력’의 낭비를 막는 게 중요하다. 대기 전력은 전원을 꺼도 플러그를 통해 소모되는 전력으로 가정에서 소비되는 전력의 약 11%를 차지한다. 대기 전력만 효과적으로 줄여도 1년에 한 달은 전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가스레인지의 불꽃 세기를 지나치게 높이는 것도 피해야 한다. 불꽃은 조리기구의 바닥에 닿을 정도면 충분하다. 고효율 조명등으로 바꾸는 것은 가정에서 절전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백열등을 전구형 형광등으로 교체하면 65∼70%의 절전이 가능하고 8배의 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 냉장고에 음식물을 가득 채우지 않는 것은 널리 알려진 에너지 절약 방법. 냉장고의 음식물 보관 비중은 60∼70%가 적정하다. 이 수준에서 음식물을 10% 증가시키면 전기 소비량은 3.6% 늘어난다.

○ 전기 줄이는 게 회사 경쟁력

컴퓨터 모니터에서 화면보호기(스크린세이버)가 작동할 때 전력 소모량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이 때문에 컴퓨터를 장시간 쓰지 않을 때에는 모니터를 끄는 게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에는 불필요한 사무기기의 전원과 조명을 끄는 것도 회사의 전기 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길이다. 또 퇴근하면서 멀티 탭의 전원을 차단하면 에너지 소비량을 줄이면서 화재 위험도 감소시킬 수 있다.

이와 함께 냉난방기를 꺼도 한 시간 정도는 연속적인 냉난방 효과가 있기 때문에 퇴근 전에 미리 꺼두는 게 좋다.

물류가 많은 회사라면 아예 외부의 물류전문기업과 아웃소싱 계약을 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회사가 소유한 화물차가 물건을 목적지에 내려놓은 뒤 빈 차로 돌아올 경우 에너지가 낭비되기 때문이다. 한국 화물차의 공차율은 39%로 미국(27%)이나 영국(28%)보다 훨씬 높다. 공차율을 10% 정도 줄이면 연간 물류비 3조 원, 유류비 5620억 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에너지관리공단의 추산이다.

○ 자동차 에너지 소비 줄이는 방법

자동차는 운전 방법을 바꾸고 정비를 철저히 하면 적게는 10%에서 최고 20%까지 연료소비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10부제에 참여하면 승용차 대당 연간 평균 16만 원 안팎의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만약 한국의 승용차 전체(약 1160만 대)가 참여하면 연간 1조8000억 원이 절약된다.

내리막길이나 신호 대기를 앞둔 상황에서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 관성으로 가면 자동차는 연료 차단 기능이 작동해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이때 변속기를 중립(N) 위치로 두면 안 된다.

가속페달을 짧게 밟았다 놓았다 하는 습관은 연비를 크게 떨어뜨린다. 다른 차를 끼워 주지 않으려고 가속페달을 밟을 때도 연료가 많이 든다. 급출발을 10번 하면 연료가 200∼300cc 더 소모된다. 1분 이상 정차할 때는 바로 시동을 끄고, 신호 대기에서 2분 이상 기다릴 것 같으면 자동변속기를 중립 위치에 두는 것이 좋다.

자동변속기는 보통 시속 60km 이상으로 정속 주행하면 구동축이 수동변속기처럼 직접 연결돼 연비가 향상된다. 에어컨은 처음에 강하게 작동한 뒤 약하게 조절하고 트렁크에 불필요한 짐을 싣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