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이 지나도 손 빠는 아이 뻐드렁니 된다
2~3세때 멈춰도 13%가‘치아 변형’…
손가락 세균이 설사·발열 일으키기도
직장 여성 김희랑(38)씨는 최근 여섯 살 아이의 뻐드렁니 때문에 치과를 찾았다. 치과의사는 “부모 모두 뻐드렁니가 없고, 잇몸은 그대로인데 단지 치아만 튀어나온 것으로 미루어 유전은 아니다. 오랜 시간 손가락을 빨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습관 때문에 1년 이상 걸리는 치아 교정까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생후 6개월이 지난 아이가 손을 빤다면 더 이상 배가 고프거나, 지루하거나, 잠이 온다는 신호가 아니다. 손가락 빠는 습관이 지속되면 배가 자주 아프고, 손가락이 짓무르고, 오래되면 치아가 변형되므로 빨리 고쳐 줘야 한다.
손가락에 있는 포도상구균과 대장균 같은 세균들은 장염이나 식중독을 일으켜 잦은 설사와 발열(發熱)의 원인이 된다. 림프관염이나 폐렴 같은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고, 아주 드물지만 패혈증(敗血症)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중앙대 용산병원 내과 정진원 교수는 “손가락 균은 대부분 위산에 죽기 때문에 인체에 그다지 나쁜 영향을 미치진 못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나 위생상태가 좋지 못한 아이가 손가락을 빨면 감염병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입의 양쪽 끝이 헤지고 짓무르는 구각구순염이나 입 내부에 흰 반점이 나타나는 아구창(구강 칸디다증)이 생길 수도 있다. 손가락 피부가 벗겨지고 수포가 확산되기도 한다. 손가락에 상처가 났을 때 손을 빨면 상처부위로 염증이 파고 들어 살이 벗겨져 심할 경우 손가락 뼈가 비치기도 한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손가락에 생긴 피부염은 피부과에서 스테로이드 연고 및 항생제로 치료하고, 입술에 생긴 구각구순염은 글리세롤이나 바셀린 등을 쓰면 일주일 안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손가락을 빨면 재발된다”고 말했다.
영구치가 나기 시작하는 만 5세 이후에도 계속 손가락을 빨면 변형된 치열을 되돌릴 수 없게 된다. 미국 아이오와대와 일본 동경대 치대 연구팀은 한 살 이전에 손가락을 빠는 습관을 멈춘 아이 중 5.8%, 2∼3세에 손가락을 빠는 습관을 멈춘 어린이 중 13%, 4세 이후에 멈춘 어린이 중 20%에서 치아 배열이 이상해지는 부정교합 증세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가장 흔한 치아 변형은 위턱의 앞니가 튀어나오고 입을 다물어도 윗니 아랫니 사이에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공간이 생기는 개방교합이다. 이렇게 되면 앞니가 닿지 않아 음식물을 앞니로 씹거나 끊어먹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고, 목에 통증이 생겨 결국 아이들이 음식물 먹기를 포기하게 된다. 개방교합은 손가락을 빨 때의 손가락의 위치, 아래턱의 위치, 안면 골격의 형태, 빠는 시간 등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뻐드렁니도 흔하게 나타나는데 윗니가 앞으로 뻐드러지면 넘어지거나 부딪혔을 때 치아가 다치기 쉽다. 심한 경우엔 위턱이 발달되고, 아래턱의 성장이 저하되는 등 안면 골격의 변형도 극히 미미하게나마 생길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치과 안강민 교수는 “손가락 빠는 행위가 너무 심하면 습관차단장치 등 치과에서 제작하는 고정식 장치를 사용해 손가락 빠른 습관을 없애줘야 한다”며 “안면골격이 변하면 성장이 끝나기 전에 위턱의 성장을 막아주는 헤드기어나 아래턱 성장을 촉진시키는 액티베이터를 하루 14시간 이상 껴야 한다”고 말했다.
손가락 못 빨게 하려면…
①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쥐고 놀게 한다.
②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를 한다.
③ 공갈 젖꼭지를 물리는 것은 피한다.
④ 손가락을 빤다고 손가락에 반창고를 감거나 장갑을 끼우게 하지 않는다.
⑤ 손가락을 빠는 원인을 관찰한다. 만약 배 고플 때 손가락을 빤다면 아이에게 욕구불만이나 정서적인 불안감이 있다는 증거다.
⑥ 손가락 빨지 않을 때“손가락 빨지 않으니까 참 예뻐 보인다”라고 칭찬한다.
⑦ 손가락 빠는 행동에 대해 심하게 야단치지 않는다.
⑧ 구강 내 습관제거장치를 사용한다.
⑨ 3세 이후의 아이라면 눈높이를 맞춰 대화로 설득한다.
⑩ 손가락 빠는 쪽 팔을 팔꿈치를 중심으로 압박붕대를 감아 힘껏 구부리지 않으면 손가락을 빨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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